매일말씀나눔

가장 흥미진진한 전기와 자서전은 단순히 주인공의 사연만 들려주는 책이 아니라 그의 비밀을 밝혀주는 책입니다. 그렇다고 책의 주인공이 실은 악당이나 은근한 술꾼이었다는 식으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비밀을 폭로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삶의 방향과 동력, 헌신의 대상과 동기가 밝히 드러나야 한다는 말입니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서 정말 흥미로운 점은 무엇이 그를 ‘움직이게’ 하는가입니다. 그는 무엇을 위해 또는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가? 물론 삶의 목적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목적을 찾다가 실패하여 실존적인 비관론에 빠졌을 수도 있고, 아니면 기질적으로 방랑벽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삶이라는 바다에서 플랑크톤처럼 그저 바람과 물결에 휩쓸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정반대로, 마치 사나운 귀신에 쫓기듯 뭔가에 쫓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채울 수 없는 욕심 특히 재물욕, 권력욕이나 명예욕에 사로잡힙니다. 하지만 진정 인간다운 인간의 한 표지는 고결한 목표를 이타적으로 추구하는 것입니다. 사업체나 기업에서 ‘관리’ 기술을 개발한 사람들은 그 동일한 원리를 사생활에도 적용하여 각자 자기만의 목표를 수립하도록 사람들에게 권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정신 건강의 한 조건이 아닐까 합니다. 빅터 프랭클 박사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은 삶의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삶의 의미는 무엇이고, 삶의 목표는 무엇으로 설정했으며, 그것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고 있습니까? 오늘 한 번 깊이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에 참여함을 알고자 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에 이르려 하노니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빌3:10-12)

빅터 프랭클 Victor Frankl 박사가 ‘의미 요법’ 개발을 시작한 것은 나치 폭정의 희생자가 되어 죽음의 수용소인 아우슈비츠에 있을 때였습니다(그는 나중에 비엔나 대학교의 정신의학 및 신경학 교수가 되었음). 그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수용소의 포로들 중 “완수할 임무가 있음을 아는” 사람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그는 “삶의 이유가 있는 사람은 거의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고 한 니체의 말을 인용한 뒤에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추구야말로 인간의 궁극적 동인이다” 라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그는 여기서 말하는 ‘의미’란 인간, 대의 , 책임, 목표, 하나님 등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죽음의 수용소에서’ 인용). 그렇습니다. 우리의 의미는 하나님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하나님입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부분에서 ‘그리스도를 향해’ 살려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이 ‘향해’라는 말은 단순히 그리스도어의 여격(與格)을 옮긴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늘 그리스도를 앞에 모시고 항상 마음 속에, 눈앞에 그분을 지향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야망은 그분을 섬기고 순종하며 기쁘시게 하는 것이며, 우리의 최고 관심사는 모든 일에 그분을 영화롭게 하며, 그분의 이름으로 항상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 (골3:17)

오직 ‘그리스도를 향해’ 살 때에만 우리가 서로 조화롭게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인 것은, 서로 간의 좋은 관계는 그리스도와의 바른 관계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실상 우리에게 관계는 근본적으로 중요합니다. 인생이란 가족, 친인척, 이웃, 친구, 직장 동료 등 복잡다단한 관계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성숙은 지속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랑의 관계를 형성할 능력으로 나타납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 모두의 고질적인 미성숙이 은연중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누구나 어떤 사람들과 만족스런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단순화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존 스토트 목사님과 같이 저는 가정이든 직장이든 교회든 지역사회든 조화로운 대인관계의 주된 비결은 ‘그리스도를 향해’ 사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 근본적인 방향이 제대로 맞추어져 있으면 다른 것들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에 이르러 우리 자신이 과연 ‘그리스도를 향해’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를 점검해 보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버림 받은 자니라” (고후13:5).

지역교회는 가족이며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우주적인 가족이 지역적으로 표출된 것이며, 따라서 지체들은 서로 형제자매로 대하며 사랑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고 서글픈 사실이지만, 사랑하고 품어주기보다 비판하고 거부하는 것이 특징이 되어버린 지역교회들이 많이 있습니다. 1세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도 바울이 초대교회의 공동체들에 전한 가르침에서 현대의 교회 생활에 적용할 값진 교훈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음식을 가리는 문제와 관련하여 로마서에서 사도 바울은 “믿음이 연약한 자를 너희가 받되 그의 의견을 비판하지 말라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먹을 만한 믿음이 있고 믿음이 연약한 자는 채소만 먹느니라 먹는 자는 먹지 않는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먹지 않는 자는 먹는 자를 비판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이 그를 받으셨음이라”(롬14:1-3). 이것은 그리스도인이 고기 특히 푸줏간에서 팔리기 전에 이방의 우상에게 제물로 바쳐진 ‘우상의 고기’를 먹어도 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디. ‘강한’ 사람들은 양심상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연약한’ 사람들은 그 당시의 상관례에 비추어 우상 앞에 바쳐지지 않은 고기인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확실히 우상의 고기를 먹지 않는 유일한 길은 채식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사도는 양자가 서로를 비난하지 말 것을 명령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들 자체는 사소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안에 그런 정도의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뿐더러 우리는 결코 모든 일에 다 일치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사도가 염려한 것은 사소한 것에 대한 차이 때문에 서로 멸시하고 판단하는 그들의 태도였습니다. “네가 어찌하여 네 형제를 비판하느냐 어찌하여 네 형제를 업신여기느냐 우리가 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리라”(롬14:10).

로마의 교회에서 또 하나 쟁점이 된 문제는 날을 가리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안식일(토요일)을 어떤 사람은 모세 율법에 따라 중요시 여기고, 다른 이들은 모든 날을 같게 보았던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하여 사도는 “어떤 사람은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고 어떤 사람은 모든 날을 같게 여기나니 각각 자기 마음으로 확정할지니라”(롬14:5)라고 말한 뒤 “날을 중히 여기는 자도 주를 위하여 중히 여기고 먹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으니 이는 하나님께 감사함이요 먹지 않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지 아니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느니라”(6절)고 그 이유를 기술하였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바울이 목회적인 문제를 신학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입니다. 그는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그저 서로 친절히 대하며 잘해주라고 당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들에게 한 가지 교리를 상기시켰습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즉 그분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것은 “주가 되려 하심”이며, 따라서 우리는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습니다.” 죽은 후에 그분께 우리 자신을 직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모든 그리스도인은 살든지 죽든지 예수 그리스도의 하인입니다(롬 14: 6-12).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어떤 하인도 멸시하거나 판단할 권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주인이시다” 이것이 공동체 안에서 좋은 관계를 이루는 비결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 이로써 그리스도를 섬기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사람에게도 칭찬을 받느니라”(롬14: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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