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터예배

마가복음 4: 26-29 복음의 씨앗이 열매를 맺는 과정 (평화의 열매, 사랑의 열매 – 이사야 11장 6절 이하의 성취)

네팔 선교에서도 요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주부들의 공동 관심사). 양승봉 의사는 부인 신경희 선교사와 함께 네팔로 파송된 선교사였다. 이분들이 네팔에 있을 때 부인 신경희 선교사는 달린 선교사와 함께 요리교실을 열어 네팔 여인들이 쉽게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요리를 가르치는 한편, 말씀을 나누고 함게 기도하는 모임을 오랫동안 인도하였다. 모임에 참가하는 식구들이 꾸준하였다. 양승봉 선교사는 2부 성경공부를 인도하면서 요리교실이 아니었다면 이들을 어떻게 만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어린 신앙이 성장하고 영글어가는 과정을 이처럼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을까? 하는 물음을 던지면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곤 하였다. 그런데 이 모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새댁은 스리자나라는 네팔여성이었다. 어느새 신학과정까지 마치고 돌아온 그녀의 삶은 그리스도를 만나고 확 변하였다. 스리자나는 마오이스트였다. 공산주의 세력이 강한 암피팔 산지에서 자라면서 영향을 받은 탓에 일찌감치 ‘투사의 길’로 들어섰다. 산골 소녀치고는 공부도 웬만큼 한데다 머리도 좋아서 무슨 일을 시키든 척척 해냈다. 충성심과 책임감이 강해서 중대한 일을 맡겨도 실수가 없었기에, 얼마지나지 않아서 조직의 세력을 확장하고 새 당원을 확보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당연히 스리자나는 정부군의 표적이 되었고 금방 수배대상에 올랐으며, 이웃들의 신상정보를 모두 알고 있는 시골마을에 은신처를 구할 수가 없자 스리자나는 서둘러 도망쳤다. 도피여정은 멀고도 험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최종 목적지인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있는 돈을 모두 털어 간신히 방을 얻고나자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했다. 그때 친절한 외국인 선교사 부부(남편은 엔지니어, 부인은 파탄병원 소아과 의사)를 만나 일거리를 소개받아 그 어려움을 벗어나게 되었다.

복음을 들은 것은 바로 이들로부터였다. 가깝게 지내던 언니도 암피팔 선교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숙모도 모두 신실한 크리스천들이었지만 복음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젊은 공산주의자였던 스리자나의 마음의 중심에 좁쌀만한 생명의 씨앗이 톡 떨어졌다. 그 복음의 씨앗은 마음 밭 가장 부드러운 흙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그리스도의 메시지가 단비처럼 뿌리에 스며들었다. 투쟁으로도 얻을 수 없었던 평화가 솟아올랐다. 젊은 마오이스트 스리자나는 그렇게 주님의 제자가 되었던 것이다. 외국인 가정의 가사도우미로 일하면서 받는 적은 월급에서 스리자나는 다시 십일조를 떼어냈는데 이는 새로운 생명을 주신 데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그야말로 피 같은 헌금을 하면서 그녀는 짜릿한 기쁨을 느꼈다고 한다. 이러 저러한 일을 닥치는 대로 하다가 드디어 인디아 출신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선교단체의 간사로 취직하였다. 그러다가 달린 선교사와의 만남으로 스리자나의 신앙과 삶은 한 단계 성숙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드디어 신앙에 대해서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대해 조언을 구할 멘토를 얻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요리교실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었고, 스리자나의 역할을 지켜보던 선교사들은 한 발 물러나 스리자나에게 모임을 인도하고 성경을 가르치며, 기도회를 인도하는 일을 맡겼다. 그것은 선교사들이 꽉 붙들고 있는 한, 네팔 신자들의 성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런 모임을 통해 스리자나는 활발한 사역을 하였고 성숙한 크리스천으로 거듭났다. (나마스테 닥터 양, 233-38). 마음 밭에 떨어진 복음의 씨는 이렇게 자라나 싹틔우고, 이삭이 패이고, 열매가 맺히는 것입니다. (마가복음 4: 26-29 )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