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람을 입자

에베소서 4:21-24

평양 남산현 교회의 전설적인 전도왕 김세지(1865-월남?) 전도부인은 1865년 평안남도에서 출생하였다. 16세에 혼인하였으나, 남편과 사별한 뒤 우여곡절 끝에 1888년 재산과 학문을 겸비한 선비이자 관청에도 출입한 김종겸(金宗謙)과 재혼하였다. 한편 홀은 1893년 한국인 조사 김창식과 함께 평양에서 전도하기 시작했는데 그 첫 열매가 오석형이었다. 오석형은 평양에 들어와 노름꾼으로 지내다가 전도를 받고 새사람이 된 사람으로 김종겸의 팔촌 아우뻘이었다. 그 오석형으로부터 ‘예수 믿으면 남편의 외도를 막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교회에 나가 말씀을 듣는 동안 기독교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리고 ‘영생’을 사모하는 동시에 남편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그 와중에 믿지 않던 남편도 신비체험을 한 뒤 1895년경 부인을 따라 교회에 나갔다. 이후 김세지는 1896년 미감리회 선교사 노블(W. A. Noble) 목사에게 세례를 받고 세지(世智, Sadie)라는 이름을 얻었다. 1899년 미감리회 여선교회 소속 전도부인(Bible woman)으로 채용되어 본격적인 전도활동을 시작하였다. 1903년 평양 남산현교회에서 보호여회(保護女會, Ladies Aid Society)를 조직하였고, 1916년에는 과부회(寡婦會, Widows Relief Association)를 창설하였다. 1919년 11월 장로교와 감리교 여성들이 조직한 대한애국부인회에 참여하여 재무부 부부장 직책을 맡았다. 1920년 일제 경찰에 의해 대한애국부인회 조직이 발각되면서 체포되었으나 불기소 처분을 받아 석방되었다. 1921년 석방 후 보호여회를 재건하여 70명의 회원을 확보하였으며, 보호여회 기금으로 1923년 평양 칠성문 밖에 교회를 세웠다. 1925년 전도부인직에서 은퇴하였으며 광복 후 월남하였다. 말년에는 사위 변홍규 목사의 집에 기거하다 별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블 선교사의 보고에 따르면 1903년부터 1915년까지 매년 2000회 이상 가정을 심방하고, 매월 2-3회씩 염을 해주는가 하면, 보호여회의 회장으로 활동할 때는 전도와 선교만이 아니라 여성의 능력계발과 구제활동에서 힘썼다. 보호여회 회원들은 월 회비 10전씩을 거두어 전도와 구제비로 사용하였는데, 1911년부터 평양 신양리에 전도부인 한 명을 파송하였고, 1916년에는 만주에 선교사 한 명을 파송하였다. 그가 주도한 과부회는 교회 안의 과부들을 구제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과부들의 자립을 위한 활동에도 힘썼다. 대한애국부인회 재무부 부부장으로 활동할 당시 군자금 모금의 실질적 책임을 담당하였는데, 1920년 10월 경 일제에 발각되어 체포될 때까지 2,400여 원의 자금을 마련하여 임시정부로 보냈다고 한다. 고문의 휴유증으로 전과 같이 활발하게 활동은 하지 못하였으나 지방전도는 계속하였다. 1922년 5월 15일 ‘김세지 전도부인 성역 25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열렸고 거기서 평양 남산현교회 교인들에게 금배지를 받았으나 모든 변화와 축복의 원인을 그리스도에게 돌렸다. 왜냐하면 그녀는 30년 전 보쌈 결혼의 공포에 싸여 이리저리 도망치던 청상과부의 불쌍한 모습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은 뒤 변화되어 보호여회와 과부회장 그리고 애국부인회 임원으로 당당하고 자신에 찬 삶을 살아갔기 때문이었다.

자녀들도 신앙의 대를 이었다. 아들 득수는 일제 시대 평양 광성고등보통학교 교장을 역임했고, 첫째 딸 매륜은 한국 감리교회 초대 감독 양주삼 목사의 부인이 되었으며, 둘재 딸 반석은 변홍규 목사의 부인이 되었다. 특히 김매륜(후에 양매륜)은 양주삼 목사와 결혼하였으나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 1950년 양주삼 목사가 납북되자 홀로 남았으며 1910년 준공된 종교교회 벽돌건물이 낡자 자신이 살던 집을 매각해 1천만환을 교회건축비의 모갯돈으로 바쳤다.(실상은 조카딸이 대신 납부하고 집을 보존하였다). 양주삼목사기념을 하는 석조건물교회가 1959년 세워졌으나 1999년 이를 헐고 지금 있는 종교교회가 신축되었다.(이덕주, 한국교회처음여성들, 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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