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하라 : 우리가 읽은 말씀을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성경 읽기도 그다지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가 배운 것을 거부한다면, 기도하고 생각하고 기억하는 것 역시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집을 반석 위에 견고하게 지어서 어떤 사나운 폭풍도 그 집을 무너뜨릴 수 없다고 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가 바로 지혜로운 사람입니다(마7:24). 야고보 사도 역시 예수님이 강조하신 바를 반복하면서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고 독자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약 1:22). 그는 성경 말씀에 불순종하는 독자들은 거울 속에 자신을 비추어 보아서 얼굴을 씻거나 머리를 빗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도, 돌아서면 그 사실을 잊어버리는 사람과 비슷하다고 예리하게 비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는 것은 우리 삶 가운데서 주님의 뜻을 분별하기 위함이고 주님의 뜻을 분별하는 이유는 주님의 뜻을 실천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이 목적을 항시 잊지말아야만 하겠습니다.
기도
남자든 여자든 간에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할 때 가장 고귀한 자리에 있게 됩니다. 기도하는 것은 진정으로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며, 진정으로 인간다워지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신자들은 하나님에 의해 그리스도를 닮도록 그리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창조되었기 때문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과 교제를 하는데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따라서 기도는 그것이 가져다 주는 유익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인정받을 만한 행동입니다. 그러나 기도하는 것은 모든 은혜의 방편 중에서 가장 효과적이기도 합니다. 존스토트 목사님은 “나는 기도에 힘쓰지 않고도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아주 타당한 지적입니다. 연약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기도할 필요 역시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연약함을 이기기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은 자연 그 응답으로 그리스도를 닮아가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성공회 J.C. 라일 감독은 “왜 어떤 신자들은 다른 신자들보다 훨씬 더 밝고 훨씬 더 거룩한가?”라고 질문을 던지면서, 다음과 같은 답을 주고 있습니다. “십중팔구 그 차이는 개인적인 기도 습관의 차이로 생겨난다고 믿습니다. 별로 거룩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별로 기도하지 않는 사람들이고, 반면에 대단히 거룩해 보이는 사람들은 대단히 많이 기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기도와 죄짓는 것은 결코 같은 인간의 마음속에 공존할 수 없습니다. 기도가 죄를 소멸하거나, 죄가 기도를 막아 버릴 것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이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기도에 대하여 올바르게 이해하자면, 기도는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응답입니다. 하나님이(성경을 통하여) 먼저 말씀하시고, 우리가(기도를 통하여) 응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성경 읽기를 통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신 주제에 대하여(찬송이나 고백이나 질문을 통해) 하나님께 다시 여쭙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그 대화의 순서를 바꾸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한 무례한 것입니다. 그래서 존 스타트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권유하고 있습니다. “우리 앞에 성경을 펼쳐 둔 채 읽고 계속 묵상한 후에 한 절 한 절 그 본문을 다시 살펴보고 그 내용과 어울리는 기도를 드리는 것이 유익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언제나 기쁨이 되는데 이것은 올바른 기도일 뿐만 아니라, 읽은 말씀을 일상생활에 실천하는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우리의 모든 기도는 가능한 한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가 되시고 우리는 그분의 자녀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국의 어떤 중년의 요리사는 “저는 여러분이 하나님과 일종의 비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러분은 그분께 여러분과 그분만 아는 그런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어요”라는 말을 하였는데 그녀의 말은 옳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친밀감이 그분께 불손한 태도를 취해도 된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별다른 형식을 갖추지 않고 구어체로 하나님께 기도하여도 좋지만 과거로부터 전해진 잘 쓰인 기도문을 가지고 그대로 따라 하면서 하나님께 대화를 나누는 것도 필요합니다. 특히 교회에서 드리는 공적인 기도는 미리 기도문을 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릭워렌 목사님이 한국에 와서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대 성회를 연 적이 있습니다. 기도 순서를 맡은 어느 목사님은 마음에 생각나는대로 기도하고 내려왔는데 그 아들이 말하기를 “우리 아버지는 왜 그렇게 들떠서 기도하셨을까?”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관록있는 다른 목사님은 쪽지에 적은 기도문을 들고 간단 명료하게 기도하고 나니 은혜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공적인 기도를 할 때 특히 새겨들어야 할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