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선: 무너진 여리고 성과 하나님에 대한 신뢰
“믿음으로 칠 일 동안 여리고를 도니 성이 무너졌으며” (히브리서 11:30)
여리고는 요단강 서쪽에 위치한 최초의 군사 목표물로서 쳐서 넘어가야만 하는 지정학적 이유가 있었습니다. 먼저 여리고는 사해에서 북서쪽으로 약 12킬로미터, 해저 250미터에 위치해 있고 (사해는 해저 418미터) 아열대 기후를 가지고 있어서 한 겨울에도 이곳으로 오면 따뜻하였습니다. 더우기 풍부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어 건조한 광야와 사해 지역에 매우 귀중한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만 가지고는 이스라엘의 군사 목표물로 삼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지리적 군사적으로 여리고는 요단강을 건너는 중요한 나들목이고 가나안 중앙 산지 국가들에게 올라가는 입구입니다. 이 지정학적 위치는 여리고를 지배하는 자에게 부와 군사적 힘을 갖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때문에 이 도시는 세워졌고 높게 성벽이 둘러졌고 또 세워진 바로 그이유 때문에 주님께서 무너뜨리신 것입니다. 또한 이스라엘 진영에서는 이 지역을 장악하지 못하면 가나안 중앙 산지 국가들을 정복하기 어려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우회하여 정복하러 간다고 하더라도 배후의 근심거리를 남겨두는 것이고 요단 동편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과의 연락 및 안전을 보장할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여리고는 점령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한편,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무너진 여리고성을 다시 세워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신생 이스라엘 국가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지만 여호수아는 다시 세우지 말것을 저주로 명령하였습니다(수6:26). 그것은 여호수아의 개인적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에 근거하였다고 여겨집니다. 여호수아는 애굽에서 기적적인 탈출을 경험하고, 홍해를 육지 같이 건넜으며, 시내산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광야의 40년간을 먹이신 그 하나님, 가까이는 요단강을 마른땅으로 건너게 하신고 그 높은 여리고성을 무너뜨리신 그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 군사력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무너진 여리고 성을 중수하여 성벽을 신뢰하기보다는 자신들의 배후를 하나님의 손에 맡기는 전략이 그때 더 중요함을 알았던 것입니다.사실 성벽을 세우냐 세우지 않느냐 하는 것은 중립적인 문제로서 그것은 우리가 처한 상황과 우리의 마음 상태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A Visual Guide to Bible Events, 58-59 참조).
그러나 여리고 성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무너진 사실을 믿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나 이를 잘못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를 푸는데 적용한 사례가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어떤 분이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데 하두 팔리지를 않아 고민 중 여리고 성에 대한 기사를 성경에서 읽고 자신도 그렇게 해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아파트가 팔리는 것을 여리고 성이 무너지는 것과 동일시 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분이 하루에 한 번씩 6일 동안 자신의 아파트 단지를 돌고 제 칠일 째는 7번 돌고는 이스라엘이 하던 대로 자신의 아파트에 대하여 소리를 질렀다고 합니다. 그 후 며칠이 지나니 자신의 아파트를 사려고 사람이 와서 2년간 팔리지 않던 아파트를 매각했다는 간증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 이런 식으로 성경의 사건을 해석하여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은 일종의 마법적 공식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것은 성경이 주시는 메시지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이며 마술적인 신앙에 불과한 것입니다. 도대체 여리고가 무너진 것과 아파트가 팔리는 것이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아니 아파트가 무너지도록 하였다면 “무너졌다”는 단어에 일맥상통하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아파트를 무너지게 해달라고 기도하지는 않겠지요! 자신의 재산에 손해가 가니까 말입니다. 이는 단순히 여리고 성에 대한 사건 뿐만 아니라 다른 성서의 사건에 대하여도 같습니다. 자기의 필요를 중심으로 성경 말씀과 사건을 바라보고 해석하려는 태도는 종종 심각한 잘못을 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Jericho, from Calvary Southamp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