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묵상(2024/08/19-23)

잠언31:12절
“그의 아내는 살아 있는 동안, 오직 선행으로 남편을 도우며, 해를 입히는 일이 없다”(새번역)

12절은 ‘현숙한 여인의 찬가’ 서론의 요약이고, 본론(13-27절)이 이어집니다. 본론은 칭찬의 구체적인 이유들인 선한 행위들을 열거하고, 각 행위에 내포된 지혜, 강인함, 자비와 같은 성품을 보여줍니다. 즉, 가정에 대한 책임감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행위마다 묻어 나오고 있고, 그녀가 속한 대가족과 공동체를 위해 유익한 열매들을 맺으며, 간접적으로는 가정 경제를 일으켜 남편을 높이고, 공동체의 지도자 중 하나로 인정(23) 받게 하는 모습을 볼 때, 왜 그녀의 값이 진주 보다 귀한지 알게 됩니다. 한편, 본론의 주제, 구조 그리고 시적 요소들을 함께 고려하면, 본론은 13-18절과 20-27절로 나뉘어 지고, 19절(부지런히 실을 뽑아내는 모습)에서 두 부분이 매끄럽게 연결됩니다. ①주제의 측면에서, 13-18절은 무역과 생산을 통해 가정 경제를 일구는 모습, 20-27절은 경제적 기반을 토대로, 그녀의 고귀한 인격이 생산하는 덕을 노래합니다. ②구조의 측면에서, 답관체(acrostic) 형식이 계속되면서, 13-18절, 그리고 결론인 28절은 원문의 각절 마다 동사로 시작하고(13절의 예: 구한다 그녀가 양털과 삼을…), 20-27절은 동사 이외의 품사로 시작하여 흥미를 돋굽니다. ③시적인 측면에서 주요 단어의 반복이나, 교차대구법이 사용되었습니다. ‘현숙한 여인’에 대한 찬가는 내용도 선하고, 그것을 담아내는 형식 역시 아름답습니다. 이 같이, 우리의 삶도 선한 열매를 맺고, 그것들을 남에게 덕을 세우는 아름다운 말에 담아 내야 할 것입니다. “전도자는 힘써 아름다운 말들을 구하였나니 진리의 말씀들을 정직하게 기록하였느니라”(전12:10).

잠언31:13절
“양털과 삼을 구해다가, 부지런히 손을 놀려 일하기를 즐거워한다.”(새번역)

13절부터, 현숙한 아내의 유능하고 성실한 삶, 복된 결과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가정 경제 구축을 위해 힘을 쏟는 모습을 보여줍니다(13-19). 이는 가정을 위해서는, 다른 무엇 보다 경제적 기반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로서, 잠언이 가르치는 지혜는 매우 실용적입니다. ‘양털’은 겨울 옷을 위한 재료이고, 삼은 ‘삼베’를 의미하는 여름 옷의 재료입니다. ‘구해다가’는 교역을 통해 재료를 구입하거나 혹은 직접 아마를 재배하고 양의 털을 깍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 여인은 가정에게 닥쳐오는 겨울과 여름의 상황을 예상하고 준비하되, 부지런함과 치밀함 그리고 계획성 있게 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가족들의 옷을 만드는 수준을 넘어 그녀는 자신이 생산한 옷들을 팔아 수입을 얻고 가정 경제를 일구어 냅니다(24). 그래서 그녀는 열정을 갖고 부지런히 일합니다. 또한, 그녀는 하녀들을 거느리며 일을 나누어 주지만(15), 자신의 손으로 일하기를 즐거워하기 때문에 결코 게으르지 않습니다. 옷 만드는 기쁨과 그 옷을 가족에게 입히고, 또 그것을 판매하여 돈을 벌어들이는 즐거움은 현숙한 아내가 부지런히 일하는 원동력입니다. 공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논어 옹야편). 우리들의 신앙생활도 같습니다. 하나님의 뜻 행하기를 즐거워한다면, 자연히 그분의 말씀과 계명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마음에 하나님의 법을 간직하게 될 것입니다. 그 사람은 주님을 본받는 사람이요 축복의 사람입니다. “나의 하나님, 내가 주님의 뜻 행하기를 즐거워합니다. 주님의 법을 제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시편40:8,새번역).

창세기1: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새번역)

빅터 프랭클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인간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 한 뒤, ‘삶의 의미’ 발견을 위한 3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①창조적 가치의 실현 ② 체험적 가치의 실현, ③ 자세적 가치의 실현. 먼저 창조적 가치의 실현이란, 개인의 능력을 발휘하여 무엇인가를 삶에 기여하고자 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하여 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주어진 책무가 완성되면, 그에 따른 만족감과 안도감이 찾아오나, 반대로 해야 할 일이나 수행해야 할 책무 또는 자신의 잠재 능력을 발휘하게 할 임무가 없을 때 사람은 깊은 절망을 맛보게 됩니다. 따라서, ‘창조적 가치의 실현’은 인간 실존의 근저에 있다는 말은 타당합니다. 프랭클은 강제수용소에 갇혀 지내던 몇 해 동안, 로고테라피의 기본 이론을 정리하여 출간하겠다는 목표가 삶의 의미를 느끼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증언합니다. 또 “빈의 정신병리학 교수이자 90살의 노인인 베르제는 읽어야 할 책들이 책상 위로 꽉 들어 차 있었다. 베르제는 너무 바빠서 죽을 시간도 없었다!”는 그의 말과 같이, 우울증은 흔히 수행해야 할 창조적 임무를 발견하지 못해서 오는 병입니다. 어느 화가가 가스를 틀고 죽으려 하다가, 자신의 그림의 불완전성이 눈에 띠자, 죽으려는 생각을 버리고 작업에 뛰어들었다는 일화 역시 창조적 가치 실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복음의 관점에서 보면, ‘창조적 가치의 실현’이란 일하시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진 인간의 본성입니다. 따라서, 인간에게는 일이 필요하나, 그 일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성경에 기록하기를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다’ 하였다.”(마4:4)

사무엘상10:1절
“이에 사무엘이 기름병을 가져다가 사울의 머리에 붓고 입맞추며 이르되 여호와께서 네게 기름을 부으사 그의 기업의 지도자로 삼지 아니하셨느냐”

탁구 신동 신유빈 선수는 5살 이전에 탁구 재능을 발견하였으나, 처음부터 자기에게 맡겨진 창조적 임무를 발견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수많은 사람들이 별 의미도 없고 지루하기만 한 안이한 생활 양식에 빠져,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 줄 수 있는 모험을 거부하는 경우도 허다 합니다. 따라서, 때로는 창조적 임무, 삶의 의미 등을 발견하기 위해 매개자(멘토, 선생, 친구 등)의 도움이 꼭 필요할 수 있습니다. 사무엘과 왕 사울 혹은 다윗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사울은 범죄하여 가장 찌그러진 베냐민 지파 후손임을 자각하고 겸손해 하였습니다. 그러나 사무엘을 통해 왕으로 선택받자, 지도력을 발휘하였고 용감하게 싸워 이스라엘을 그 노략하는 자들의 손에서 건져내었습니다. 왕의 임무를 다한 것이지요! 그러나 보이지 않는 하나님 보다, 보이는 백성들을 의식하여 불순종 하자, 그의 왕직은 버림 받았습니다. 백성을 두려워 한 사울은, 하나님이 금지한 아말렉의 우양을 전리품으로 취했기 때문입니다. 다윗 역시 사무엘을 통해 왕으로 선택되나, 시글락을 불태운 아말렉 족속을 멸하고 회군할 때 군사들의 말을 듣지 않고, 피곤하여 브솔 시내에 머무른 2백명을, 끝까지 전투한 4백명과 동일한 전리품을 받도록 합니다. 다윗이 세운 공평의 도는 이스라엘 군대의 전례가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창조적 가치의 실현이 중요하더라도 하나님의 계명을 넘어갈 수 없습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이는 거역하는 것은 점치는 죄와 같고 완고한 것은 사신 우상에게 절하는 죄와 같음이라”(삼상15:22b-23a)

누가복음22:62절
“그리하여 그는 바깥으로 나가서 비통하게 울었다.”(새번역)

세번 째 예수님을 부인 하자, 닭은 곧 울었고 심문 중의 주님과 눈이 마주친 베드로는 실패를 자각하고 대제사장 뜰 바깥으로 나가서 통곡하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은 실패한 베드로에게 제일 먼저 나타나셨습니다(고전15:5). 이것이 자주 실패하는 신자들의 마음에 각인된 우리 주님의 모범이자 부활의 능력입니다. 베드로는 주님을 부인한 잘못을 되돌릴 수는 없었지만, 용서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변화시킴으로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았습니다. 그는 고난 중에도 뒤로 물러가지 않고 주님의 유훈을 지켰던 것입니다. 실패를 통하여 삶을 배운다는 것은 성숙의 표지입니다. 성숙한 사람은 실패로 좌절하는 대신 그 실패에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그 실패로부터 벗어납니다. 그는 자신에게 언제나 성공하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한 학생이 심리치료를 위한 하계 수련회에 참석한 뒤, “나는 감히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 말도 그런 의미입니다. 이제 그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전에 뛰어 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빅터 프랭클의 강의는 의미 있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잘못의 결과를 없앨 수는 없지만, 참회를 통해 자신을 그 행위에서, 나아가 자기 자신에게서 떼어 놓을 수 있다. 그는 이미 일어난 일을 변경시킬 수는 없지만 자신을 변화시킬 수는 있다. 그는 도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성경의 놀라운 점은 우리와 같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난 실패, 용서, 회복과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이야기로 꽉 들어차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의 배움과 위로입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된 것으로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합니”(딤전3:16,새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