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전서 2:4-10
“기독교의 역사”를 지은 알리스터 맥그라스에 따르면, 예수님의 부활 승천의 시기부터 약 400년까지를 초기 교회로 규정짓고, 초기 교회가 전 세계에 퍼지며 부흥발전한 이유를 분석한 것이 있습니다. 발전의 중심 축에는 온 세상을 지으신 하나님의 아들께서 인간이 되셔서 남녀노소 인종을 불문하고 그들 모두의 죄를 위해 죽고 영원한 몸을 가지고 부활하셨다는 복음의 사건이 놓여져 있습니다. 이런 복음은 듣는 사람들, 특히 사회에서 소외된 여자와 노예들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삶의 의미를 되찾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복음을 믿어 갖는 부활신앙 때문에 신자들은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게 되고 그 결과 순교에 직면해서도 당당한 태도를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의 부활은 교회가 선포하는 가장 중요한 소식이며, 신자들의 삶의 원동력이 되는 진리입니다. 한편, 그리스도의 부활은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라 1500년 전 레위기(23:9-14)에 규정한 초실절(初實節, Feast of Firstfruits)이라는 절기를 통해 예표하고 있습니다. 초실절은 유월절 후 첫 번째 도래하는 안식일 다음날 새벽에 그해에 처음으로 추수한 보리 이삭 한 단을 제단에 드리는 제도로서,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이제 추수를 할 것임을 고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초실절 보리 이삭 한 단을 드리는 바로 그 시간에 주님을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셔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 이제 마지막 날이 되면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모든 자들이 부활하여 영생을 얻을 것입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의 부활은 믿는 자들에게는 구원의 반석이지만, 복음을 순종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오히려 영원한 심판자가 누구인지를 선포하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부활절을 맞이하여 이런 은혜를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고, 그리스도를 본받아 사랑의 삶을 실천해 나가야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