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롬8:37). 여기서 이 모든 일은 우리에게 닥치는 각종 역경으로 사도는 35절에서 일곱 가지의 예를 들었습니다. ‘넉넉히 이긴다’는 헬라어 ‘휘페르니코멘’으로 그 뜻은 ‘정복자 이상이다 more than conquerors’이며, 현재형으로 사도의 확신과 경험을 집약한 단어입니다. 왜냐하면 로마서를 쓸 당시 이미 사도는 많은 위협과 전도 여행에 따른 위험 굶주림 파선 등을 당하는 가운데 주님의 도우심으로 그야말로 넉넉하게 이겨가는 은혜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의 비밀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리스도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라는 짧은 구절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한 이 두 번째 언급은 매우 중요한 말로, 그리스도께서 그의 십자가 상의 고난으로 우리에 대한 그분의 사랑을 입증하셨기 때문에, 이러한 고난이 우리를 그의 사랑으로부터 결코 끊어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런 사도의 진술은 38, 39절에서 절정에 이르고 있습니다.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내가 확신하노니’라는 말씀은 ‘나는 확신했고, 지금도 계속 확신한다’는 의미입니다. “사망의 위기나 생명의 재난, 선하든 악하든 우주의 모든 초인간적인 힘(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시간(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공간(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 곧 역사적으로 그리스도의 죽으심에서 명시되었고, 성령님으로 인하여 우리의 마음속에 계속 부어진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는 없다”는 진리를 사도는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존 스토트 목사님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 모두,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고통과 역경 중에서도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이러한 확신을 따라 살고 죽을 수 있게 되기를!” “시험을 참는 자는 복이 있나니 이는 시련을 견디어 낸 자가 주께서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라”(약1:12).
지금까지 로마서 5-8장을 상세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이들 4개 장의 핵심 주제는, 그리스도인의 생명은 새 생명, 실로 온전히 새로운 삶이라는 것입니다(6:4). 그리스도인들은 새롭게 된 사람, 곧 새 사람입니다. 각 장은 이것에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각각 기술한 것일 뿐입니다. 첫째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으로 더불어 화평을 누립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원수가 되었지만, 이제는 화목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은혜의 상태에, 그분의 미소 아래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궁극적인 영광에 대한 확실한 소망 중에 즐거워합니다. 둘째,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으로 그분과 연합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받은 침례가 의미하는 바입니다. 그의 죽으심과 은택과 부활의 능력이 우리의 것임은 우리가 그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그러므로 우리는 율법의 두려운 압제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이제 구원을 받기 위해 의롭다 하심을 얻기 위해 율법(도덕법, 양심의 법)을 철저히 준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기중심적인 우리에게 불가능한 것은 물론, 하나님께서 더 좋은 구원의 방법은 물론 우리가 자발적으로 더 잘 준수할 방법을 세우셨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에게 하나님과의 관계는 율법을 매개로 한 노예적인 복종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은혜 아래 있습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자유입니다. 넷째,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우리 안에 성령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우리가 더 이상 구원을 얻기 위해 율법을 지킬 의무는 없지만, 이미 구원받은 우리는 성령님의 내적인 능력으로 율법의 의로운 요구들을 성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령님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오셔서 영원히 우리와 교제를 나누실 뿐만 아니라, 우리를 거룩하게 만드시고,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들이라는 사실을 우리 마음 속에 깊이 증거하시고, 기도하는 중에 우리를 도우십니다. 다섯째, 마지막으로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영원하신 목적의 성취를 방해하거나, 우리를 그의 사랑으로부터 끊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 구원에 대한 확신을 알고 체험하는 우리는 세상이 알지 못하는 큰 기쁨을 누릴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 내 마음에 안겨 주신 기쁨은 햇 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에 누리는 기쁨보다 더 큽니다.”(시편 4:7, 새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