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주권적 인도

잠언 16:1-9

송도 고등학교 오성삼 교장 선생님의 자서전 “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라는 책의 후기를 읽으면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신의 생애에 가장 큰 충격은 대학 졸업과 더불어 찾아온 늑막염이란 질병이었다. 대학시절 열악한 경제적 여건의 후유증이었다. 삶의 과정에서 한 번의 뒤틀림은 오랜 파장을 낳았다. ROTC 임관 탈락은 뒤늦은 군 입대로 이어졌고, 2년 3개월의 장교복무 기간도 어긋나 34개월의 사병생활로 이어졌다. 대학원 공부도 늦어졌고 미국 유학도 늦어졌다. 그래서 직장 생활 기간도 남들보다 짧을 수밖에 없었다. 그토록 어렵사리 이뤄 낸 나의 준비과정이 65세에 마감되다니.. 하나님 좀 억울하네요. 목사님들은 70세에 정년을 한다던데….. 종종 중얼거리며 투정하던 나의 직장생활의 아쉬움을 송도고등학교를 통해 해결해 주셨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하나님에 대한 그 감사의 마음을 월드비전을 통해 돌려주기로 하였다.” 이분은 2018년 2월 28일 송도고등학교에서 5년 반의 기간을 교장으로 일하고 72세에 은퇴하는 것을 하였습니다. 대학 동기들 상당수가 50대 나이에 IMF를 맞아 구조 조정되었고, 교수직을 유지하던 친구들 또한 65세 나이로 현직을 떠났지만 하나님께서 자신의 인생에 보너스를 내려 주셨다는 것입니다. 2012년 8월 31일 대학교수 정년을 끝내고 다음 날 9월 1일자로 고등학교 교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분은 돌이켜 보면 하나님께서 크고 작은 자신의 기도를 오랫동안 잊지 아니하고 기억해 두셨다가 꼭 필요한 시점에 해야 할 일과 가야 할 길로 인도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세밀한 하나님의 주권적인 인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오교장 선생님은 자신의 삶에 “만약”이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라는 질문은 지난 세월의 갈림길에서 더러는 본인이 선택했고 더러는 운명에 이끌려 온 날들에 대한 사후 평가적 해석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예를 언급합니다. 60년대 중반 농고를 나와 별 실력이 없던 자신에게 떠오른 생각, “정원이 미달되는 학과를 찾아낸다면 나도 대학엘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따라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면 어떤 결과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선호하는 대학, 경쟁이 치열한 학과에 대한 무모한 도전을 내려놓고 실현가능한 답을 찾았던 그 시절 자신의 초라한 결정은 훗날 오교장 선생님의 삶에 전화위복의 씨앗이 되어 주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운명은 개인의 자발적 선택”이란 생각이 든다는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믿음으로 우리의 삶을 개척해 나가야만 하지 주저앉거나 뒤로 물러가 침륜에 빠지면 안되는 것입니다. 훗날 되돌이켜 보면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