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26:8절
“미련한 자에게 영예를 주는 것은 돌을 물매에 매는 것과 같으니라”
8절은 사리 분별 못하는 미련한 자에게 영예(높은 지위)를 부여할 때 나타날 위험성을 보여주는 비유입니다. 먼저 ‘물매’란 돌을 던지기 위한 기구로서, 물매에 돌을 묶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돌을 올려놓고 빙빙 돌리다가 날려 상대를 맞추는 투석기의 일종입니다. 따라서, 물매에 돌을 맨다는 것은 물매 사용법을 전혀 모르는 자의 행동입니다. 싸움 전에 이미 그 결과는 명약관화합니다. 물매에 맨 돌은 아무리 돌려도 날라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어리석은 자를 믿고 맹수나 적을 맞상대하러 나간다면 재앙 그 자체입니다. 미련한 자가 중요하고 높은 자리를 맡을 때도 같습니다. “한나라의 경제를 바보한테 맡기면 그 대가를 각오해야 한다.” 작년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이 영국 채권시장 폭락사태를 보며 한 말입니다. 2022년 9월 리즈 트러스는 영국 총리에 취임하고 450억 파운드(약72조원)의 감세안을 발표하자, 영국 국채시장에서는 폭풍이 몰아쳤습니다. 72조원의 감세공백 보전을 위해 국채 발행이 예상되었기 때문입니다. 파운드화는 폭락하고 국채금리는 치솟는 등 영국의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습니다. 결국 감세안은 철회되었고 트러스 총리는 불과 44일만에 물러났습니다. 지금 한국 경제도 엄청난 세수부족(59조원)에 직면하고 있고 정부는 ‘외국환평형기금’과 ‘세계잉여금’ 에서 그 부족분을 보충하고자 합니다. 많은 비평이 뒤따르고 있기에, 현 경제팀을 위해 기도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약1:5)
잠언26:9절
“미련한 자의 입의 잠언은 술 취한 자가 손에 든 가시나무 같으니라”
‘잠언’이란 타인을 지도하기 위한 교훈을 의미합니다. 7절은 미련한 자의 잠언(교훈)의 무익성을, 9절은 그 해악성을 언급합니다. 지혜 없는 자는 잠언을 배울 수 있으나 변화하는 상황에 맞추어 적용할 능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그의 교훈은 부적절하며, 만약 그가 도덕적 바보(사악한 자)이면 의도적인 조언으로 해를 끼칩니다. 본잠언은 후자에 무게를 두어 그들의 잠언을 ‘가시나무’에 비유합니다. 가시나무는 위험합니다. 더구나 술 취한 자의 손에 들린 가시나무는 더더욱 위험한데, 대상을 가리지 않고 마구 휘두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모습은 분별력 없는 자가 상황과 처지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교훈을 주는 모습과도 비슷하여 주의해야 합니다. 제자 이용준(서예가)이 소장한 훈민정음(해례본)을 전형필에게 소개한 김태준(1905-1949)은 한국문학사를 정립한 학자였습니다. 그러나 사회주의자 이현상의 소개로 경성콤그룹에 가입했다가 2년간(1941-43) 옥고를 치뤘고, 그 사이 노모, 아내, 아이 모두 사망하였습니다. 그 후에도 계속된 남로당 활동으로 잡혀 1949년 사형 당하였습니다. 한편 김태준의 제자 이용준은 골수 사회주의자가 되었는데, 이용준은 남로당 사건 후 북으로 도주하여 조용히 삶을 마감하였습니다. 두 분은 모두 뛰어난 재주를 가졌으나, 김태준은 이현상이라는 사회주의자의 인도 때문에, 이용준은 스승인 김태준의 지도로 인해 결국 큰 해를 당하면서도 사회주의 사상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잘못된 교훈(사상)은 그 만큼 해악이 크므로 주님의 말씀에 굳건히 서야 합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8:31,32)
잠언26:10절
“미련한 사람이나 지나가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은, 궁수가 닥치는 대로 사람을 쏘아대는 것과 같다.”(새번역)
개정개역의 번역은 “장인이 온갖 것을 만들지라도”이나, 여타 한글번역은 모두 ‘궁수가 …쏘아대는 것 같다’라는 취지를 따르고 있습니다. 원문은 불확실하여, ‘장인’의 원어는 ‘활 쏘는 자(궁수)’로, ‘만들다’의 원어는 ‘상처 입다, 근심하다’ 등의 번역이 가능합니다. 본잠언은 미련한 자를 고용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는 교훈이기에, 사람을 가리지 않고 마구 쏘아대는 궁수의 무책임한 짓에 비유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물건을 만들 때 ‘숙련된 기술자’(장인)가 아니라 그 분야에 대해 관심도 없고 기술도 없는 문외한(지나가는 사람)을 고용하면, 불량품만 나오기 마련입니다. 일과 고객에는 관심이 없이 자신의 이익에만 초점을 맞춘 미련한 자를 고용하는 경우도 그와 같기에 잠언은 이 둘을 병렬하여 놓았습니다. 사람을 쓸 때는 신중해야만 합니다. 적절한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차라리 일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더 낫습니다. 고 최태섭 회장의 젊은 시절. 만주에서 비누 공장을 설립할 때입니다. 소개로 온 비누기술자 (조선동포)를 시험해 보지도 않고 고용하였다가 불량품만 나와 큰 낭패를 당하였습니다. 다행히 그 동포는 미련한 사람은 아니어서 함께 연구하여 좋은 비누를 만들 수 있었다는 간증입니다. 이 잠언은 교회에서 직분을 세울 때도 적용됩니다. 사도 바울은 감독 직분을 위해 15개, 집사 직분을 위해 13개 조건을 열거하고, 합당하지 않으면 감독과 집사로 세우지 않도록 디모데에게 명령하고 있습니다(딤전3:1-12). “집사의 직분을 잘한 자들은 아름다운 지위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에 큰 담력을 얻느니라”(딤전3:13).